‘개척자 정신’으로 하위문화에서 주류 예술로 도약
2000년대 초반, 중국에서 타투는 이른바 '문제아'들의 언더그라운드 문화로 치부되었다.
하지만 당시 입문한 1세대 아티스트들은 단순한 반항심을 넘어, 타투를 '존경받는 예술 형식'으로 정립하려는 개척자 정신을 가지고 업계를 일구었다.
중요한 요소는 스타일의 진화다. 과거 단순한 도안(호랑이, 독수리 등)에 치중했던 것에서 벗어나, 현재는 '전통 중국 스타일'이 강하게 부활했다.
타투 아티스트들은 작품에 철학을 담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그들은 고전 회화와 공예를 깊이 연구하여 현대적 감각과 결합한다. 이는 단순한 복제가 아니라, '조상의 유산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는(온고지신 溫故知新) 재창조'의 과정이다.
환경과 전문 네트워크도 큰 영향을 미쳤다.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등 대도시의 스튜디오는 과거의 열악한 환경을 벗어나 미술관이나 사교 클럽을 연상시키는 세련된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싼리툰(三里屯, 베이징)이나 줄루루(巨鹿路, 상하이)를 거점으로 독창성과 디자인을 중시하는 폐쇄적이고 밀도 높은 커뮤니티가 형성되어 있다.
한편, 국제 전시회와 엑스포 같은 박람회 등을 통해 세계의 아티스트들과 기술을 교류하며 업계의 격을 높여가고 있다.
'기술 서비스'를 넘어 '문화 산업'이자 '예술 영역'으로
젊은 층(18~35세)에 타투는 개성 표현과 삶을 기록하는 매개체로 자리 잡았다.
화이트칼라, 의사, 교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 사이에서도 확산하는 추세다.
물론 '신체발부 수지부모(身體髮膚 受之父母)'의 전통 가치관과 취업·결혼에 대한 우려로 기성세대의 거부감은 여전하나, 타투를 ‘피부 일기’로 받아들이는 Z세대가 주 소비층이 되며 사회적 수용도는 점차 높아지고 있다.
‘연예인 타투 노출 금지’는 업계에 제약을 주기도 하지만, 역설적으로 '무허가 소규모 공방'을 퇴출하고 업계의 표준화와 적자생존(適者生存)을 이끄는 긍정적 기제로 작용하기도 한다.
법적 지위의 모호성도 존재한다.
국가 공인 자격증의 부재로 인해 위생 관리와 분쟁 해결에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업계는 직업 윤리 지침 마련과 전문 자격 인증 제도 도입을 통한 위상 제고를 준비하며, 더 보폭을 넓히고 있다.
중국 타투의 미래, 문화적 자신감과 예술적 소명
중국만의 독보적인 글로벌 경쟁력은 '중국적 미학'의 힘이다.
서양 타투가 사실주의와 미국 전통 양식에 집중할 때, 중국 타투는 수묵화의 의경(意境: 중국 예술에서 중시하는 '마음과 풍경이 하나가 된 예술적 경지'를 뜻한다)과 섬세한 필치 등 깊이 있는 미학적 체계를 바탕으로 세계 시장에 도전한다.
단순한 용 문양을 넘어, 치바이시(齊白石, 제백석: 중국 현대 미술의 거장으로 새우 그림이 특히 유명하다)의 새우나 바다산인(八大山人, 팔대산인: 명말청초의 화가로 단순하면서도 파격적인 화풍이 특징이다)의 새와 같은 ‘고전 거장들의 영혼을 피부에 담아내는 독창성’이 중국 타투의 가장 큰 무기이다.
타투는 이제 주류 예술로의 도약을 꿈꾼다.
개인적 부의 축적을 넘어, 타투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깨고 이를 진정한 주류 예술(Mainstream Art)의 반열에 올리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이다.

'예비 타투이스트를 위한 3가지 원칙'을 얘기하고자 한다.
선인후예(先人後藝), 기술 이전에 사람이 되어야 한다. 위생과 직업 윤리는 양심의 문제이며, 미성년자 시술 금지와 같은 법적·도덕적 금지선(Red Line)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기술보다 심미안을 갖추어야 한다. 단순 기술자는 2~3년이면 되지만, 진정한 예술가는 평생에 걸쳐 미적 감각과 문화적 소양을 쌓아야 한다.
인고의 시간을 견뎌야 한다. 타투는 의사처럼 경험이 쌓일수록 가치를 인정받는 분야이다. 초기의 경제적 어려움과 외로움을 견뎌내는 인내심이 성공의 열쇠이다.
치우쓰(秋實)와의 대화는 중국 타투가 단순한 '거리의 기술'에서 '국가적 자부심(국조, 國潮)을 담은 현대 미술'로 진화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주었다. 2026년 현재, 중국의 젊은 예술가들이 보여주는 이러한 문화적 행보는 글로벌 타투 시장의 지형도를 바꾸는 핵심 동력이 될 것이다.
한국의 타투 아티스트들은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도적 한계와 문화적 정체성 확립이라는 과제 앞에 서 있다. 이제 경계를 넘어 세계로 향하는 K-타투에게도 치우쓰(秋實)의 얘기는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준다.



